2009년 8월 13일 목요일

어제?

아들이 아직 시간에 대한 개념을 못 잡고 있습니다.

시계를 볼 줄 알고, 앞으로 다가올 날짜에 대해서는 하루 하루 세면서 기다릴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는 모두 ‘어제’ 라는 시간으로 모두 뒤죽박죽 섞어 버립니다.


제가 지난 몇 일 집에 늦게 가서 아들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오늘은 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가니 둘째 딸이 피곤한지 엄마에 기대 잠들어 있었고, 엄마도 둘째와 함께 침실로 들어 갔습니다.

둘째를 못 봐서 아쉽긴 하지만 아들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기도 해서

아들에게 책을 5권 읽어 준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아들은 늦게까지 놀아서 책 한권만 읽고 잤는데 5권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눈을 크게 뜨며 좋아 하더군요.

저는 아들과 같이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책을 읽어 주다가

‘아빠가 어제 늦게 와서 얼굴도 못보고 미안해’ 라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어제?’ 하면서 말통말통 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빠가 어저께하고 그저께 늦게 왔잖아~’ 하고 다시 말해주니

아들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큰소리로 ‘아 어제’ 하더니 빨리 책을 읽어 달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아들은 제가 늦게 온 다른 날을 기억해 낸 것 같습니다.

^^

언제쯤 아들이 어제를 제대로 이해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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