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일 토요일

미안해요


미안해요, originally uploaded by Chanbeom.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가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주말에 아이와 단둘이 파스타를 먹으러 간적이 있었다.
아들은 가계에 가기 전부터 마카롱이라는 과자를 먹겠다 했고
난 아들에게 음식점에서 파는 조그만 딸기잼을 사줄테니 마카롱은 밥은 먹고 먹자고 제안했고,
아들은 잼은 빵에 찍어먹어야 된다며 빵도 하나 사달라고 해서 우리는 그렇게 타협을 하고 음식을 시켰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둘이 사이좋게 빵과 쨈이라는 에피타이저를 먹다가
파스타가 나와서 아들에게 파스타를 먹게 하고 난 잠시 아들이 먹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분위기가 참 좋았다.
아들이 먹는 것을 보다가 무심코 빵을 쨈에 찍어 먹으려는 순간
아들이 나를 보며 화를 내면서 왜 자기 쨈을 먹냐고 화를 내는 것이다 --;; 어찌나 난감하던지
아들은 내 사과를 안받아주고 계속 그 쨈은 내가 먹고 자기는 새것을 사달라고 울며 때를 쓰기 시작했다.
후....
주위를 둘러보니 가계에 사람이 가득차 있어서 아들을 어떻게든 달래야 했고, 한편으로 애기 정서보호 차원에서
공공장소에서 아들을 혼내주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나는 아들의 말대로 딸기쨈을 다시 사러 갔다. 하지만 그대로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면 버릇이 나빠질 것 같아서
'아빠가 성진에게 잘못했으니 다시 사올꼐, 하지만 성진이도 아빠한테 화낸거 사과해야해' 
라고 말하면서 쨈을 사러 갔다.
쨈을 사오니 아들은 금방 기분이 풀렸고,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흥얼 거렸다.
하지만 나에게 사과하지 않아
'성진이 왜 아빠한테 사과안하니' 하고 말하자
아기는
'가만, 조용해' 하면서 검지를 입에 가져간 후
벌떡 일어서서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귓속에 대고
'미안합니다' 라고 속삭인 뒤 쑥스러웠는지
'아따라킹타 뿡따까~'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때 어찌나 귀엽던지 ㅋㅋㅋ

요즘 아들이 버릇이 나쁜것 같아서 훈육에 대해 고민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오늘 일로 인해서 아직은 교육이 잘못되지는 않았구나 하고 안심을 하게 되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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